반응형 따뜻한 하루287 [따뜻한 하루] 오래된 카메라 (따뜻한 편지 1068호) 오래전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하는 날이었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마음껏 소리치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로 하고 가까운 사진관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관에는 척 보기에도 무척 오래되어 보이는 골동품 카메라가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주인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아직도 작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우리는 그 오래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말렸습니다. "이런 옛날 카메라는 긴 시간 동안 노출을 해야 사진이 찍혀요. 최소한 몇 분은 카메라 앞에서 꼼짝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우린 문제없다고 큰소리치고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시간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야, 움.. 2018. 4. 28. [따뜻한 하루] 어느 봄날의 숲속 음악회 (따뜻한 소식 313호)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지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숲'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숲에는 '꽃'이 가득합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가족, 친구, 이웃들과 손을 잡고 사람이 북적이는 영화관도, 놀이동산도 아닌 한적한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살랑살랑 산바람 부는 자연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것... 그리고 내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나만의 '숲'을 그려보는 것... 이것만큼 진정한 '힐링'이 또 있을까요? 따뜻한 하루 가족 여러분들을 어느 봄날의 숲속 음악회 '꽃을 노래하다'에 초청합니다. 음악회의 수익금은 난치병 환아의 치료비 지원에 사용됩니다. 특히 4월 21일부터 5월 22일까지는 한택식물원의 봄꽃페스티벌이 열리는 꽃의 감동을 함께.. 2018. 4. 26. [따뜻한 하루] 더 나은 미래 준비 (따뜻한 편지 1066호) 터키의 14세 소녀 '엘리프 빌긴'은 산처럼 쌓여 방치된 플라스틱 더미를 바라보며, 플라스틱도 썩어서 분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2년간의 연구 끝에 바나나 껍질에서 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네덜란드의 16세 소년 '보얀 슬랫'은 바다에서 다이빙하다가 바닷속에 쓰레기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해류를 이용한 바다 쓰레기 청소법을 발명합니다. 네팔의 18세 소년 '밀란 카르키'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 마을에 머리카락전도체를 이용한 태양전지판을 발명하여 보다 싸고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한국의 18세 소년 '서강민'은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미세먼지 처리배기관을 발명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왜 이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걸까요?.. 2018. 4. 26. [따뜻한 하루] 빛바랜 사진 한 장 (따뜻한 편지 1065호) 그림 공부를 위해서 미국에서 유학할 때의 일입니다. 가끔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용돈을 벌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지인을 통해 찾아온 한 할머니에게 뜻밖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척 보기에도 병색이 완연한 할머니는 낡은 흑백사진을 한 장 건네주며 이 사진의 아이들을 예쁜 색을 입혀 초상화로 그려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사진에는 열 살 남짓해 보이는 남자아이들과 조금 어린 여자아이가 사이좋게 손을 꼭 잡고 웃으며 서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흑백 사진 속에 아이들이 입고 있던 옷의 색까지 하나하나 말하며 꼭 색을 입혀 그림을 그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셨습니다. 지인의 부탁도 있어서 나름으로 열심히 그림을 그렸는데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할머니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몇 달의 시간이 지나 그림을 치워두었는.. 2018. 4. 25. [따뜻한 하루] 사랑받으며 자란 티 (따뜻한 편지 1064호) 오랫동안 아파트 상가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꽃집을 드나드는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주변 분들의 개인적인 사정도 잘 알게 됩니다. 우리 집 단골손님 중에는 5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딸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한 분이 계십니다. 일부러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는 말로 대충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뿐인 중학생인 딸을 어긋나지 않게 키우고 있으면서 꽃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퇴근길에 자주 방문해서 꽃을 사서 가십니다. 가장 바쁜 날 중 하나인 작년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카네이션을 대량으로 들여놓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학생이 가게로 와서 카네이션을 골랐습니다. 아이가 고른 꽃을 포장하며 저는 그만 생각 없이 말하고 말았습니다. "꽃을 왜 두 송이 사니? .. 2018. 4. 24. [따뜻한 하루] 반찬가게 아주머니 (따뜻한 편지 1063호) 회사가 지방에 있다 보니 자취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부모님의 품을 떠나 생활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곤란한 것은 식사였습니다. 매번 식사 시간이 되면 오늘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됩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의 밥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보내 주시는 반찬도 있지만,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국거리와 반찬을 사서 먹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다행히 그 가게는 반찬 맛도 좋았지만,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이 일품이었습니다. 보통 반찬마다 100g에 ~원이라고 가격표가 붙어있었지만 아주머니께서 저울을 사용하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달라고 했던 양보다 넉넉하게 담아주시는 것입니다. 심지어 다른 반찬을 덤으로 담아주는 일도 많았.. 2018. 4. 23. [따뜻한 하루] 우리 엄마가 하시는 일 (따뜻한 편지 1061호) 어느 초등학교 교실. 아이들이 한 사람씩 일어서서 글짓기를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숙제의 제목은 '부모님이 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직업이 많아서인지 아이 중 같은 직업을 가진 부모님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각자 부모님의 직업을 재미나게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발표할 아이를 보고 선생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그 아이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가정 형편도 어려워져서 오래전부터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이 아이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하며 초조하게 지켜봤습니다. "우리 엄마의 직업은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빨래도 많이 하고, 청소도 많이 하고, 설거지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바쁘시지만, .. 2018. 4. 19. [따뜻한 하루] 자부심과 긍지 (따뜻한 편지 1060호) 화창한 봄날 아이들이 공원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나 찾아다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눈에 공원 한쪽 벽에 페인트를 열심히 칠하는 세 명의 어른들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다가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아저씨. 지금 뭐하고 계세요?" 첫 번째 어른은 아이들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페인트칠하고 있는데 지금 너무 힘드니까 조용히 해줄래?" 아이들은 두 번째 어른에게 같은 질문을 하자 피곤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대답했습니다. "뭐하긴?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지. 옷에 페인트 묻으니, 저리 가서 노는 게 좋겠구나."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세 번째 어른에게 질문하자 즐거운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아저씨는 지금, 이 세상에서 .. 2018. 4. 18. [따뜻한 하루] 당연히 해야 할 일! (따뜻한 소식 1059호) 영국 런던 거리에서 순찰 중인 경찰이, 한 고급 자동차가 신호위반을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당연히 그 차를 길가에 세우고 교통범칙금을 발부하려는 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운전자는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찰의 요구보다 뒷좌석에 있는 사람의 눈치를 보며 쭈뼛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영국 총리인 처칠이었습니다. 처칠은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경찰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미안하네. 나는 영국 총리 처칠이네. 내가 지금 바쁜 국정 회의가 있어서 운전 기사에게 신호를 무시하라고 지시하였어. 지금 정말로 급한 상황이니 신호위반은 한 번 봐주면 안 되겠나?" 하지만 경찰은 뒷좌석에 앉은 처칠을 보더니 신호위반을 원칙대로 처벌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교통법규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영국의.. 2018. 4. 17. [따뜻한 하루]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 (따뜻한 소식 1058호) 중세 이전,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를 표현한 조각상들을 보면 한 손에는 법의 힘을 상징하는 검을 들고, 한 손에는 법의 엄격함을 상징하는 천칭을 들고 있습니다. 그 상징이 중세 이후에는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법의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입니다. 오래전 미국의 한 지방법원의 '제인스 허킨스' 판사는 재판 때마다 눈을 하얀 헝겊으로 가렸습니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판결을 내리고 재판이 끝나면 눈을 가린 헝겊을 풀고 멀쩡하게 걸어 법정을 나섰습니다. 그가 재판할 때 눈을 가린 이유는 유스타치아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하는 이유와 똑같았습니다. '내가 법정에 들어설 때 눈을 가리는 이유는 사람들을 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원고나 피고 혹은 증인 중의 단 한 명이라도 .. 2018. 4. 16. [따뜻한 하루] 원한다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따뜻한 소식 1056호) 1940년 미국 테네시주 북부 클라크스빌의 슬럼가에서 22 형제 중 20번째로 태어난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미숙아였고 4세 때 폐렴과 성홍열 후유증으로 왼쪽 다리가 마비되었습니다. 가족들은 아이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나중에는 물리치료를 배워서 집에서 재활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의 헌신 덕분에 8세 때는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11세 때에는 보조기구마저 벗어 던졌습니다. 아이는 의사에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저는 육상 선수가 되어서 달리고 싶어요." 그리고 열다섯 살이 된 아이는 놀랍게도 육상경기에 출전하였으며 육상코치에게 또다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 아이는 바로 1960년 로마올림픽에 출전하여 100m / 200m / 400m .. 2018. 4. 13. [따뜻한 편지] 다비드상의 코 (따뜻한 소식 1055호) 예술계의 거장이었던 미켈란젤로는 키가 작아서 4m가 넘는 다비드상을 조각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3단 가설물을 오르내리며 먹지도 씻지도 못하고, 엄청난 양의 대리석가루를 들이마시며 고군분투한 결과 세기의 걸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 피렌체 행정부의 수반이었던 소델리니가 다비드상을 조각 중인 미켈란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의 작품은 정말 훌륭합니다. 그런데, 코가 지나치게 높고 커서 전체 조각상과 조화가 안 되는 게 흠이네요." 이 말을 들은 미켈란젤로는 날카로운 정을 다비드의 코에 대고 망치질을 했습니다. 정을 때리는 망치 소리와 함께 대리석 가루들이 바닥으로 후드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사실 다비드의 코에는 손도 대지 않고, 손안에 미리 쥐고 있던 대리석.. 2018. 4. 11. [따뜻한 하루]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따뜻한 편지 1054호) 2018년 3월 31일, 청주 충청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TFC 드림 5 한일전'에서 한국의 장정혁 선수는 일본의 신예 천재 권투선수 니시카와 야마토에게 펀치 세례를 받고 피투성이가 되고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장정혁 선수의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을 때 장정혁 선수는 상대에게 다시 돌진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상대방 선수에게 연속펀치를 성공시켜 프로 데뷔전에서 역전 KO승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난 한 번 목숨을 걸어 봤기 때문에, 이 정도는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좌절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냐는 질문에 장정혁 선수의 대답이었습니다. 북한에서 굶주림과 죽음을 피해 엄마와 함께 차가운 두만강을 헤엄치던 당시 장정혁 선수는 고작 1.. 2018. 4. 10. [따뜻한 하루] 교만과 겸손 (따뜻한 편지 1053호)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에 가고 있었습니다. 선비는 자신의 학식에 대해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어 장원급제 할 것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어느 곳에서 나룻배를 타고 큰 강을 건너던 중 선비는 노를 젓는 뱃사공에게 자랑하듯 말했습니다. "이보게 사공, 논어를 읽어 보았는가?" 사공은 선비의 질문에 궁금하여 대답했습니다. "논어라니요? 그게 무슨 책입니까?" 사공의 대답에 선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어찌 논어를 모르다니 그건 지금 몸만 살아있지 자네의 정신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네." 그 순간 큰바람이 불어와 물결이 계속 출렁거렸습니다. 그리고 나룻배가 휘청거리자 사공이 말했습니다. "선비님, 혹시 헤엄을 칠 줄 아십니까?" 배가 뒤집힐까 두려워 사색이 된 선비가 말했습니다. "난 평생.. 2018. 4. 9. [따뜻한 편지] 살아있는 꽃씨 (따뜻한 편지 1052호) 어느 형제가 사는 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꽃병이 있었습니다. 꽃병의 입구는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골동품 주인이 그 꽃병을 보고는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귀한 꽃병이라면서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형제는 서로 꽃병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다가 그만 꽃병을 떨어뜨려 깨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형제는 깨진 꽃병을 보면서 순간의 욕심을 원망하며 허탈한 웃음만 지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깨진 꽃병 속에는 씨앗이 담겨 있었습니다. 형제는 화해의 의미로 그 씨앗을 화분에 심고 물을 주자 얼마 후 그 지역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형제는 예전처럼 꽃병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지 않고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꽃을 더 많이 재배해 팔아 결국 큰돈을 벌게 .. 2018. 4. 6. [따뜻한 하루] 당신의 삶 자체가 중요하다 (따뜻한 소식 1051호) 험준한 산을 넘는 남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산을 넘으면서 힘이 들고 숨이 차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준비했던 거래를 성공시키고 큰돈을 벌어서 돌아오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점점 흐려지면서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눈보라까지 몰아쳤습니다. 삽시간에 눈앞도 보이지 않는 눈보라 속에서 우왕좌왕하던 남자가 작은 동굴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하늘이 도운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눈보라 속에서 온몸이 흠뻑 젖어 그대로 있으면 추위에 동사할 것이 뻔했습니다. 필사적인 노력으로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모은 남자는 불을 붙이려고 노력했지만,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불쏘시개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품속에서 자신이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다발을 꺼내.. 2018. 4. 5. [따뜻한 하루] 저는 부끄러운 학생입니다 (따뜻한 소식 1050호) 저는 노인복지센터에서 자원봉사하는 대학생입니다. 특별히 봉사 활동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기간 봉사 활동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한 달에 2번 정도 시간이 날 때마다 잠시 봉사하러 가는데 유독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셨습니다.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고 마지막으로 만난 지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하나뿐인 아드님과 제가 닮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 할머니께서 저에게 다가와 말이라도 건네면 붙임성이 부족했던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애써 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센터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달이 넘도록 할머니를 뵐 수가 없었습니다. 이상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걱정과 함께 봉사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 2018. 4. 4. [따뜻한 하루] 해바라기 정원 (따뜻한 소식 1049호) 미국 위스콘신 주(州) 85번 국도를 지나다 보면 자그마치 길이만 7.2km에 달하는 해바라기밭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넓은 땅에 해바라기가 빽빽이 피어 넘실거리는 모습은 황금빛의 바다가 파도치는 듯한 장관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이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은 한 남자의 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006년 남자의 사랑하는 아내가 말기 골수암에 걸려 2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희망의 표시로 집 주변에 아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심으며 병간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정성과 사랑 때문이었는지 아내는 암 판정 후 무려 9년을 더 남편과 함께 살 수 있었고 2014년 11월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아내는 떠났지만, 아내를 잊지 못하는 .. 2018. 4. 3. [따뜻한 하루] 밥은 먹었니? (따뜻한 편지 1048호) 평생 쌀농사만 짓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고향을 지켰던 오빠가 지금도 쌀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매년 추수가 끝나면 윤기 흐르는 햅쌀을 받아서 잘 먹고 있습니다. 분명 오빠가 보내준 쌀이건만 그 쌀부대를 보면 저는 언제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밥은 먹었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 어찌어찌 살아보겠다는 막내딸이 눈에 밟히셨는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어머니는 제가 밥을 먹었는지부터 항상 물어보셨습니다. 그 짧은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는지는 두 명의 아이 엄마가 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배곯고 다니지는 않지? 어디 아픈 데는 없어? 하는 일이 힘들지는 않고? 사랑한다.' 그리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 2018. 4. 2. [따뜻한 하루] 힘들지 않으세요? (따뜻한 편지 1047호) 저는 시각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보지 못합니다. 그래도 사는 데는 큰 문제 없이 살고 있습니다. 나름 취미도 즐기면서 잘살고 있습니다. 제 취미는 정원을 가꾸는 것입니다. 당연히 비장애인들보다 느리고 엉성하고 힘듭니다. 제가 그렇게 엉금엉금 정원을 손질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힘들지 않으세요?" 사실 그 질문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정원을 가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제가 더 묻고 싶습니다. 촉촉한 꽃잎 하나하나를 손끝으로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잎이 무성한 싸리나무 울타리를 한 아름 끌어안았을 때 팔과 가슴에 어떤 느낌이 오는지 아시나요? 제비꽃과 개나리의 꽃향기를 동시에 맡으면 어떤 향기가 나는.. 2018. 3. 31.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