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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편지266

[따뜻한 하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따뜻한 편지 1204호) 이제 겨우 22살.법조인을 꿈꾸던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군 복무를 수행하던 성실한 군인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삶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휴가를 나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한 뒤, 잠시 친구를 만나러 나간 아들이었습니다. 길을 건너려 건널목에 서 있던 그에게 엄청난 속도로 한 대의 차량이 무참하게 돌진했습니다. 음주 운전 차량이었습니다.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차량에 치인 그는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한 달을 넘게 사경을 헤매던 그는 지난 9일 결국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청년의 이름은 '윤창호'입니다. 윤창호 씨의 사고 사실은 친구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끌어냈고, 일명 '윤창호 법' 제정 추진을 촉발하.. 2018. 11. 19.
[따뜻한 하루] 조선 최초의 경제학사 최영숙 (따뜻한 편지 1202호) 1932년 4월 24일, 동아일보에 한 여인의 부고 기사가 실렸습니다. '최영숙 씨. 지난 23일 자택에서 별세.' 최영숙(1906~1932)은 서대문 밖 작은 점포에서 배추, 감자, 콩나물을 팔던 소시민이었는데 왜 일간신문에서 부고 기사까지 냈을까요?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이화학당을 졸업한 뒤 중국 난징에서 4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였습니다. 이후 스웨덴 여성학자 엘렌 케이에 매료돼 1926년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으로 혈혈단신 유학을 떠납니다. '동양인 최초 스웨덴 여성 유학생'이자 '조선인 최초 여성 경제학사'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스웨덴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하던 인재로 당당하게 고국으로 금의환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여성의 사회진출이 어려웠던 시대, 더구나 1920년대 말 불어 .. 2018. 11. 13.
[따뜻한 하루] 의술(醫術)은 인술(仁術) (따뜻한 편지 1201호) 조선 시대 한 의학 서적은 인체 내부와 정신질환을 다룬 내경편(內景篇), 인체 외부와 외과적 질환을 다룬 외형편(外形編), 구급, 부인과, 소아과 등을 다룬 잡병편(雜病篇), 침, 뜸의 이론과 치료법을 다룬 침구편(鍼灸篇), 1,291종의 약재를 다룬 탕액편(湯液篇) 까지 총 다섯 가지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의학서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약물치료보다 마음의 다스림을 원칙으로 할 것 둘째, 꼭 필요한 이론과 처방만 가려 모을 것 셋째, 많은 백성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국산 약명을 적을 것 실제로 637종의 약재는 한자명과 한글명을 함께 기록하여 백성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처방전의 활용도를 높이고, 병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예방 중심의 새로운 의학 체계를 확립.. 2018. 11. 12.
[따뜻한 하루] 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따뜻한 편지 1200호)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는 85세에 10권의 곤충기를 완성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90세 마지막 순간까지 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화가 모지스는 75세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101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기며 화가로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빛나는 그의 작품은 지금도 우표나 카드에 꾸준히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창의적 노화(老化)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굳어진 인식, 습관, 통념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노화 학자 마크 윌리엄스(Ma.. 2018. 11. 8.
[따뜻한 하루] 부부간의 존댓말 (따뜻한 편지 1196호) 아내와 연애를 할 때는 편하게 말을 하다가 결혼을 계기로 서로 존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할 사이가 되었으니 서로를 좀 더 아끼고 공경하자는 의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낯 간지럽고, 주변에서 팔불출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의견 다툼도, 존댓말로는 차분하게 조정할 수 있고, 서로 존중해 주는 느낌에 다른 집보다는 상당히 화목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주변에서 놀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보기 좋다'라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5살인 우리 딸 예솔이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딸이 주방의 아내에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예솔 엄마. 나 물 좀 갖다 줘."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아직 어린 내 .. 2018. 11. 3.
[따뜻한 하루] 362km를 달려온 피자 두 판 (따뜻한 편지 1192호) 미국의 한 가정집에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피자 배달 왔습니다." 새벽 2시였습니다. 페퍼로니 피자와 버섯 피자를 받아든 리치 모건과 아내 줄리 모건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늦은 시간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피자를 배달한 '스티브스 피자' 가게가 있는 배틀 크릭 지역은 무려 362km나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배틀 크릭 지역은 모건 부부가 25년 전 신혼생활을 보낸 곳이었습니다. 젊고 행복했지만 가난한 그 시절, 모건 부부는 주급을 받는 날 사서 먹던 스티브스 피자 가게의 맛을 평생 행복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 줄리 모건에게 말기 암이라는 불행이 찾아왔고, 생이 다하기 전 젊은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찾아가 다시 맛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 직전 줄리의 .. 2018. 10. 29.
[따뜻한 하루] 두 개의 종이봉투 (따뜻한 편지 1191호) 한 사람은 내향적이고 또 한 사람은 외향적인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내향적인 친구는 자라서 판사가 되었고 외향적인 친구는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서로 일이 바빠져 만나는 횟수는 줄었어도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우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치 않는 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업가 친구가 사기죄로 피의자가 되어 판사 친구가 판결을 내리는 법정에 서게 된 것입니다. 사업가 친구의 동업자가 부도 어음을 멋대로 남발하고 잠적해 버린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몰랐던 사업가 친구도 큰 피해를 보았지만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판사 친구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에게 어떤 판결을 내릴지 궁금해했습니다. 판사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막.. 2018. 10. 26.
[따뜻한 하루] 눈높이 교육 (따뜻한 편지 1190호) 한 초등학교에 말썽꾸러기 학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키와 덩치가 큰 이 학생은 자신의 우월한 힘을 믿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혔습니다. 다른 아이를 때리고 물건을 뺏는 이 아이를 바르게 교육하기 위해 많은 선생님이 노력했습니다. "다른 아이를 때리면 안 돼." "다른 아이의 물건을 빼앗으면 안 돼." "다른 아이를 괴롭히면 안 돼."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학생의 태도에 선생님들은 이 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자고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교장 선생님이 나서서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요즘 너희 담임선생님이 몸이 매우 아프단다. 네가 선생님을 대신해서 반 아이들을 돌보아 주면 좋겠구나. 너무 장난을 치는 아이는 그러지 못하도록 말려주고, 몸이 아픈 아이가 있으면 양호실로 데리.. 2018. 10. 24.
[따뜻한 하루] 행복한 보통사람 (따뜻한 편지 1184호) 주변 사람에게 기쁨을 전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의 꿈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행복해지는 것, 또 하나는 보통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 남자는 12만 원 정도의 돈으로 매달 생활하고 있습니다. 17년 동안, 이제는 더 이상 생산도 되지 않는 구형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수리할 수 없을 만큼 핸드폰이 망가진 후에야 새로 핸드폰을 장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큰 부자입니다. 이 남자가 이렇게 검소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꿈을 위해서입니다. 남자는 바로 그 꿈을 위해 자신이 가진 8천억 원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남자는 영화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등으로 홍콩 누아르 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 2018. 10. 17.
[따뜻한 하루] 인생은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따뜻한 편지 1182호)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포트베어 초등학교'에청소부로 취직한 조지프 게이브 소니어는 그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했습니다.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울고 웃고, 배우고 가르치며 만들어내는 그 많은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그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때로는 '내가 교사였다면 저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주었을 거야'라는 자신만의 공상에 빠지곤 했습니다. 1985년 어느 날 어린 시절 담임 선생님이자, 당시 포트베어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청소부는 정직한 직업이지. 그러나 난 자네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네. 자네 같은 사람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네." 그 순간 꿈이 현실로 박차고 나왔습니다. 늦은 나이에 그는 루이지애나 대학교.. 2018. 10. 15.
[따뜻한 하루] 실천하는 용기 (따뜻한 편지 1181호) 한 남자가 좁은 골목길을 걷다가어린아이가 골목을 가로막는 웅덩이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왜 웅덩이를 뛰어넘지 않니? 네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는 울상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만약 웅덩이에 빠지기라도 해서 옷을 더럽히면 엄마에게 엄청나게 혼날 거예요." 남자는 먼저 웅덩이를 훌쩍 넘었습니다. 남자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충분히 건널 수 있는 길이였습니다. 남자는 다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보렴. 이 웅덩이는 그렇게 넓지 않아. 그리고 이 웅덩이를 뛰어넘는다면 너는 어른이 될 수 있을 거야." 한참을 주저하던 아이는 용기와 힘을 모아 결국 웅덩이를 뛰어넘었습니다. "우와! 성공이에요. 제가 해냈어요. 아저씨. 이제 저는 어른이 되는 건가요?.. 2018. 10. 13.
[따뜻한 하루] 낡은 수첩의 십계명 (따뜻한 편지 1180호) '항상 남을 배려하고 장점만 보려고 노력하자.'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지내자.'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애정을 보이자.' '일은 열정적이며 완벽하게 하자.' '생각을 바르게 그리고 똑똑하게 하자.' '감사하자. 감사하자. 그리고 겸손하자.' 법과 정의를 위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헌신적으로 돌보며 노력하다가 그만 건강을 해치고 세상을 떠난 한 검사가 낡은 수첩에 남긴 다짐입니다.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이상돈 검사는 교과서에나 등장할 법한 이 뻔한 다짐을 묵묵히 충실하게 지켜오고 있었습니다. 보통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길 때, 수백 건의 사건을 처리하던 검사는 아무리 노력해도 수십 건의 미제사건을 후임에게 남기는 상황이 많은데 이상돈 검사는 고작 한 건의 사건을 남기고서도 미.. 2018. 10. 12.
[따뜻한 하루] 리리카의 음식 가방 (따뜻한 편지 1178호) 브라질 상파울루 폐품 처리장에 '리리카'라는 이름의 개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한 것으로 보아 사람의 손에 길러지며 훈련받은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리카가 왜 주인 없이 살고 있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폐품 처리장에서 3.2km 떨어진 곳에서 사는 여성 루시아 헬레나드 수자 씨는 리리카를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날 때마다 리리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줍니다. 그런데 리리카는 덩치가 제법 큰 편이어서 항상 배가 고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받은 음식을 절대로 한 번에 다 먹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수자 씨는 여전히 음식을 남기는 리리카가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두나 싶어 남은 음식을 가방에 싸주었습니다. 그러면 리리카는 음식이 담긴 가방을 물고 폐품 처리장으로 돌.. 2018. 10. 10.
[따뜻한 하루]오지만 디아스의 석상 (따뜻한 편지 1176호) 황량한 사막에 몸통은 사라지고 두 다리만 높이 서 있는 석상의 잔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석상은 무척 오래전에 만들어지고 이후 관리를 전혀 못 받은 듯 많이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보이는 다리의 여기저기도 심각하게 부서져 있었고 그 다리 아래 모래에 묻혀있는 얼굴 부분은 사막에 반쯤 파묻혀 모래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석상의 받침대에는 많이 훼손되었지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왕 중의 왕인 나는 오지만 디아스다. 나의 업적을 보고 너희 강하다는 자들아 절망하라. 온 인류가 나를 영원토록 기억할 것이다.' 그 옛날 파라오의 야심과 열정을 온 힘을 다해 조각가가 생명 없는 돌 위에 찍어놓았던 흔적이지만, 그 어떤 위대함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지만 디아스'는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2018. 10. 8.
[따뜻한 하루]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 (따뜻한 편지 1174호)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보통 값비싼 고급 요리를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어린 시절 엄마가 차려준 집밥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다릅니다. 내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은, 어린 시절 먹은 집밥의 반찬이기는 한데 엄마의 요리가 아닌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소고기 장조림입니다. 할아버지 연세의 어르신들에게는 비싼 소고기를 손질하고, 찌고, 조려서 많은 정성으로 만든 음식인 장조림이 아주 귀한 음식이었겠지요. 손주 사랑이 남달랐던 할아버지는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귀한 음식인 소고기 장조림을 종종 직접 만들어 보내주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가장 맛있는 음식을 요즘은 먹지 못합니다.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는 이제 요리는커녕 그렇게 아끼시던 손자인 저도 잘 알.. 2018. 10. 3.
[따뜻한 하루]조국이 나를 인정했다 (따뜻한 편지 1170호) 조선말 무신이자 친일파 우범선의 아들 우장춘.아버지의 원죄를 짊어지고, 일본에서는 조선인, 조선에서는 민족반역자의 아들로 비난받는 삶을 살아야 했던 비운의 천재였습니다. '종의 합성'이라는 논문으로 다윈의 진화론을 수정하게 하는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광복 후 식량난에 허덕이던 대한민국이 도움을 청하자 우장춘 박사는 남은 일생을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자 했습니다. 제주 감귤과 강원도 감자를 정착시키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배추와 무의 품종개량, 우리 땅에 맞도록 개량된 쌀, 과일 품종의 정착과 대량생산기술개발, 씨앗의 생명력 강화 개량 등... 그렇게 우장춘 박사는 죽는 날까지 어깨를 짓누르던 아버지의 그릇된 그림자를 어떻게든 지우고자 사력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대한민국 .. 2018. 9. 28.
[따뜻한 하루]하나의 재능에 아홉의 노력 (따뜻한 편지 1169호) 고대 중국 당나라 때 활동한 이후, 동서양의 모든 문인이 칭송하는 천재 시인 이태백. 그런 그도 젊은 시절에는 자신이 가진 재능의 한계에 절망하고, 붓을 꺾고 유랑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절필을 선언하고 자신과 세상을 비웃으며 유랑하던 어느 날 산 중턱에 있는 한 노인의 오두막에 하룻밤 묵게 되었습니다. 과묵한 노인과 저녁을 먹은 이태백이 잠자리에 들려는데, 노인은 커다란 쇠절구를 꺼내더니 숫돌에 갈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이 생긴 이태백이 물었습니다. "어르신. 왜 그 커다란 쇠절구를 숫돌에 갈고 있는 겁니까?" 그러자 노인이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네. 바늘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태백은 노인의 행동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 쇠절구가 바늘이 될 때까지 갈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상상도 되.. 2018. 9. 27.
[따뜻한 하루] 민들레가 핀 정원 (따뜻한 편지 1168호)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남자의 취미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 것이었습니다. 정원에는 남자의 손에 의해 잘 다듬어진 정원수들로 가득했습니다. 어느 날 정원 한구석에 민들레 한 송이가 보였습니다. 남자는 그 민들레가 자신의 정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민들레는 그 정원에 허락받지 못한 꽃이었습니다. 남자는 민들레를 뽑아버렸습니다. 그런데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민들레 씨가 자꾸 정원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계속 민들레를 뽑아버렸습니다. 하지만 민들레는 계속 늘어났습니다. 참다못한 남자는 제초제를 뿌리려고 했습니다. 남자가 제초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이웃집 사람이 말렸습니다. "그만둬요. 제초제를 뿌리면 당신이 사랑하는 다른 꽃과 나무들도 다 죽어버려요." "그러면 .. 2018. 9. 21.
[따뜻한 하루] 함께 달려주세요 (따뜻한 편지 1167호)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발달장애인의 강한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주며 500만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 '말아톤'.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 씨는 아직도 마라톤 완주처럼 힘겹고 외로운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30대 중반으로 더는 마라톤 선수로 활약하기는 힘든 나이지만 수영과 등산을 꾸준히 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아들을 돌보던 어머니도 이제 체력적인 한계가 다가왔습니다. 지금은 한 복지재단에서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위해 설립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어느 카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나마 얼마 있지 않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에 자리를 잡으면 회사가 망하거나, 사업주와 의견이 맞지 않.. 2018. 9. 20.
[따뜻한 하루] 공정함이 필요한 세상 (따뜻한 편지 1165호) 세종대왕님은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 정치가들이 고생해야 한다는 곧은 의식을 가지고 계셨는데,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듯이 세종대왕님의 치세 하에는 훌륭한 관리도 많았습니다. '정갑손'이라는 인물도 세종대왕님 시대의 관리로, 예조참판, 대사헌, 예조판서 등의 높은 벼슬을 거치면서도 청렴한 관리로 이름을 높인 사람입니다. 정갑손이 함경도 관찰사로 지낼 때 일입니다. 임금의 부름으로 한양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당시 함경도에서 한양까지의 여정은 달을 넘기는 먼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정갑손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며 한 장의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함경도에 선출한 관리들에 대한 보고서였는데 이것을 본 정갑손은 노발대발하며 책임자를 불렀습니다. "여기 새로 뽑은 관리에 내 아들의 이름이.. 2018.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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